'아역 배우'들에게 '아역 배우'라는 이름은 나이가 듬과 동시에 반드시 떨쳐버려야 하는 하나의 커다란 부담으로 느껴진다.
국내의 사례를 보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영화계 최고의 연기자로 꼽히는 안성기씨, 또 신은경 이재은 김민정 장서희 강수연씨 등 아역의 이미지를 털어 버리고 성공한 성인 연기자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가 하면, 최근 아역때의 이미지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고백까지 한 바 있는 '미달이'역의 오성은 양이나 '딜레마'에 빠져 아예 연기를 접은 혹은 잊혀진 수많은 아역들이 그 반대의 케이스가 될 것이다.
최근 문근영씨의 수많은 이미지 변신 시도와 잇따르는 좋지 않은 반응 등은 그런 '아역 출신'들의 애타는 마음을 잘 드러내는 사례인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연스럽게 옮아가는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미지를 바꿔 성인 연기자로의 변신이 없으면 결국 연예계에서 사라지게 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라, 이런 현실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어린 배우들이 갖는 부담감은 정말 크고 무거울 것이라는 건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을 듯.
비단 갑자기 섹시 이미지를 표방하고 나선 문근영씨뿐 아니라 국내에서, 해외에서 이런 사례를 우리는 수도 없이 봐 왔다.
'나홀로 집에'의 맥컬리 컬킨이나 '터미네이터'의 에드워드 펄런의 마약 중독과 폐인 사태(?) 등은 그들이 어린 나이에 받는 스트레스와 이후의 생활에 오는 어려움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또 린제이 로한, 나탈리 포트먼, 스칼렛 요한슨 등이 제각기 귀여운 '할리우드민 여동생'이미지를 벗기 위해 누드 화보 촬영부터 '파격적인 베드신'(;) 등 갖가지 방법을 통해 '섹시 스타'로의 변신을 추구한 것도, 어느 나라에서나 아역 배우의 이미지 변신, '성장'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아역 배우가 10세부터 일을 시작한다고 하더라도, 아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10년인데, 대중들의 머리속에는 몇년이 지나도, 몇 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작품 속 아이의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되므로, 그 '성장'을 위해 이런 파격적인 방법들을 동원하기도 한 것이다.
최근 영화 '해리 포터'의 해리 역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연극 에쿠스 출연도 그 예다.
에쿠스의 공개 오디션에 참여해 당당히 주인공 앨런 역에 뽑힌 그는 극 10장에서 알몸으로 말을 타고 달리는 누드 연기를 펼치게 된다.
한때 완전 귀여운 어린이 배우로 해리 역을 맡아 사랑받았던 그였음을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음도 당연.
40년 가까이 공연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고, (국내에서는 조재현. 최민식 씨가 맡았던 배역) 세계적으로 10대 뮤지컬 공연 등에 손꼽히는 명작인 만큼 그의 연기력에 관한 의심, 그리고 그의 누드를 상업적인 홍보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논란도 뜨겁다.
해리 포터 영화의 완성이 아직 세 편이나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그 이후를 대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기 시작한 대니얼 래드클리프에게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래드클리프 효과로, 이번 에쿠스 공연의 호응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 엄청난 판매량과 매진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래드클리프는 해리 역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의향이 이미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고 (실제로 매 영화 시리즈마다 계약을 개별 체결해오기 때문에 충분히 중도하차도 가능하다), 또 다른 연기변신을 보여줄 영화와 TV시리즈도 이미 일정이 잡혀있다고도 한다.
아역 배우들의 잇따른 연기 변신 시도는 연기의 폭을 넖히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높이 사고 또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저런 '변신', '시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한 연기와 노력, 발전을 보여주고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연기자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문근영씨를 보며 드는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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